비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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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젠가도 그랬다. 그 어느 날 아무것도 알 수 없을 만큼 깊은 외로움 속에서 나 자신도 나 자신에 대해서 한 없이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 않고 심지어 불쌍함에 대한 동정심 따위도 들지 않았었다.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바뀌었을 거라 생각했다. 꼭 다짐하고 가슴에 칼을 들어 새겨두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나는 아직도 가슴보다는 머리로 행동하는 것이 더욱 많다. 가슴으로는 한참 아프게 울고 짖지만, 내 머리와 가슴의 거리는 그 울음의 단 한 방울의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멀리 있다.

차라리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새겨둘걸 그랬다.
가슴으로 느끼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서 연산된 결과이고, 그 자체에 있어서도 그나마 이렇게 슬퍼할 수 있다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면이 없다는 것에 어쩌면 더 슬플지 몰라도, 이렇게 반복되는 가슴의 아픔보다는 차라리 모른 체 머리로 생각할 수 있음이 어쩌면 나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편리했을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아무리 탈출하고 싶더라도 세상 그 어느 곳에도 비상구는 없다. 더욱 처절하게 더 아파하고 울부짖고 또 다시 반성하고 슬퍼하고 미안해하고… 그리고 그 끝을 모를 만큼 깊은 슬픔의 끝자락쯤까지 와서야 결국은 이겨내며, 그렇게 한발씩 나아갈 수 밖에.

그냥 잡담 몇 가지…

#1.
몇 주전에 심한 목 감기에 걸렸었는데, 계속 병원을 안가니 약국에서 구입한 약은 먹을 때는 감기 기운이 사라지는데 하루만 안 먹어도 다시 감기 기운이 올라와서 언제 시간 내서 병원을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해두고 아직까지 감기약만 먹고 있습니다.
감기가 계속 목이 부어버리는 탓에 감기약 + 목 감기에 좋은 약도 같이 먹고 있는데 하루 3번 꼬박 꼬박 먹어야 하는데 단점이라면 이 약이 독한 건지 수면제가 많이 들어있는 건지 취한 사람 마냥 헤롱 헤롱 거리다가 픽 쓰러져서 잠에 들어버리기 일수 입니다. 장점이라면 요즘에는 밤에 잠은 잘 잔다는 점일까요? T_T

거기 까지는 괜찮았는데 그와 함께 요즘 다시 찾아온 두통과 입술과 입술 주위가 난장판이 되어서 찢어지고 조금만 입을 벌려도 또 상처가 벌어지는 탓에 아파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두통이야 타이레놀이면 바로 몇시간은 편안히 보낼 수 있지만, 입술 주위에 상처들은 또 얼마나 오래 갈지… OTL

#2
멋진 리트머스 분들과 함께 간단하게 이야기 조금 더 나누다가 조금 전에 겨우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슬슬 내일 오전에 가져갈 자료들 마무리 하고 집에 가서 쉬고 아침에 다시 미팅 장소로 출근해야 겠어요. T_T

작년까지만 해도 연말이라고 정신 없진 않았던 것 같은데, 1년 만에 이리 변해 버렸으니, 내년에는 얼마나 더 바빠질지. 흑.
내년 계획안만 확실해지면 정말로 두발 편히 뻗고 푹 잠도 자보고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종일 Wow(와일드해머 서버에서 즐겁게 놀고 있습니다. +_+)도 해보고 친구들하고 술도 많이 마시고 펑펑 놀꺼에요. (이제 Goal 달성하는건 실무팀 여러분께서 힘내주셔야 합니다. 후훗)

#3
2004년 처음 서비스를 준비했고, 2005년 창업 경진 대회에 출전할 때만 하더라도 계획과 목표 그리고 자신감만 있으면 되었었고, 2006년에는 거기에 비전만 더 있었으면 되었는데, 이제는 거기에 숫자까지 있어야 되는군요.
그래도 머 나름 점점 성장해 나가는, 이렇게 숫자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회사로 커나간다는 사실 그 자체는 늘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Ps.
그나저나 아까 김중태 원장님의 이야기가 귀에 맴돌아서 계속 생각해보니 돈 있으면 세상에 사업 못 할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라고 하지만 다행히(?) 돈 있어도 사업 못 하는 사람 있고(많을지도?), 돈 없어도 사업 잘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한 것 같습니다.(어쩌면 이것도 많을지도?) 헤헤

Ps2.
예전에는 예약 포스팅으로라도 꾸준히 글을 올렸는데, 요즘은 정신 없다는 이유만으로 블로그에 글도 못 쓰고 있습니다. 블로그칵테일 대청소때 사진들을 포함해서 올릴 이야기들 참 많은데… 흑

편지.

일분이 한 시간 같았고, 한 시간이 하루 같았네. 시간이라는 거 이렇게나 심지어 잔인하다고 싶을 정도로 느리게 갈 수 있는 거라는 거 잘 몰랐었어. 늘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었거든. 생각해보면 10월이라는 한 달은 정말로 모두에게 많이 힘들었던 달이었구나. 뒤돌아보면 너무나 길었던 시간들, 진짜로 정말 마지막이고 끝이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나 바. 그래서 너무나 힘들었었고, 아파했었던 것 같아.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거 어쩌면 괜찮은 것 아닐까 싶어. 어쩌면 정말로 많이 사랑했었다는 것의 증거이지 않을까? 누군가의 이야기들처럼 오래된 연인들은 헤어져도 하나도 아픈지도 모르고 살아간다는 말 정도는 거짓말인 것도 알아버렸으니깐.

뒤돌아보니 지난 한 달을 내내 술과 하루를 보냈었네. 일이 아니더라도 술이 없으면 잠도 잘 못 들었거든. 혼자서 천장을 바라보며 뒤적이기도 하고, 내내 핸드폰만 바라보기도 하고 받지 않을 전화기에 계속 통화 버튼만 누르기도 하고, 그렇게 기다리면서 몇 번이나 그리웠다 미워했다 그리웠다를 반복했던 것 같아. 사람은 원래 자기에게 너무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 들에 대해서 까먹곤 하잖아. 언제나 기쁠 때든 힘들 때든 슬플 때든 아무 때나 바로 옆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깐 마음대로 기뻐해서도 안될 것 같고, 마음대로 힘들어도 안될 것 같아.

마지막으로 무작정 찾아갔을 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해왔었으니깐, 어쩌면 목소리만으로도 알겠더라고. 마지막으로 명동역에서 잠깐 이야기 나눴을 때 내가 물어봤던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말이야.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정말로 눈치채지 못하는 사소한 것부터 너무나 다른데, 그렇게 몇 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다가 익숙하지 않은 대함과 거리에, 지금까지 그렇게 서로 많은 힘든 일이 있었는데도 느끼지 못했던 거리가 느껴지던 거 있지. 그렇게 방어 하는 자세에 얼마나 많이 힘들어했었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나긴 주말을 이것 저것 둘러보고 아무리 다른 곳으로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도 보이고 느끼고 경험하는 사소한 한가지 한가지에 계속 추억이 생각나서 너무나 가슴 아프게 보고 싶더라. 그냥 너무 보고 싶어도 이제는 내가 그럴 수 없는 곳에 빠져있다는 것 잘 알기에 더욱 가슴 아프기도 했었어. 많이 미안했고.

그래도 괜찮아.

벌써 얼마나 지났다고 많이 괜찮아졌어.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바쁘게 살아갈 테니깐 그럼 더 괜찮을 거야. 상처를 없애고 너를 잊어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단지 널 계속 기다리는데 너무 아파서 나에게까지 상처 입히는 일은 없을 거라는 거야. 적당히 아프고 적당히 그리워하면서 나중에 돌아오면 보여줄 수 있을 멋진 모습하고, 그때부터 또 다시 새롭게 만들 수 있을 추억들에 대해서만 상상하며 있을 테니깐.

많이 고맙고, 많이 사랑해.
그리고 혹시라도 다시 사랑해도 된다면, 그때는 더 많이 사랑할게.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