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근과 예동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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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이후로 첫 글이네요. 아무리 바쁘다지만 이렇게나 블로그에 무신경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며 글을 하나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터넷에는 수 많은 웹 디자이너/웹 프로그래머들의 디자인/프로그램이 넘쳐났던 시절이었죠. PHP와 제로보드의 열풍 덕분에 누구나 훌륭한 게시판이 들어간 멋진 커뮤니티들을 만들 수 있었고 그런 자료들의 공유 속에 멋지고 예쁜 디자인의 개인 홈페이지나 웹 사이트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던 때였으니깐요.

짜근, 예동으로 대표되는 그 시대의 커뮤니티들은 한참 웹 디자인을 시작하고 그쪽에서 일을 조금씩 해나가던 저에게는 너무나 멋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여러 유명 커뮤니티들의 업데이트 된 사이트들을 따라다니고 디자인 정글의 추천 디자인 사이트들을 살펴가며 노트에 하루에도 몇 십장씩 러프스케치를 남기던 시절이었으니깐요. 개인적으로 클라우드9이나, 펜타브리드에 들어가는 게 꿈이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근데 그때의 사람들은 과연 다 어디에 있는 걸까? 라는 궁금증도 가끔 들곤 해요.

그때는 이런 생각들도 참 많았죠. 일이 없을 때는 방문자도 그리 많지 않은 제 개인 홈페이지를매주/매월 리뉴얼 시켜나가는 게 그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었는데, 이런 것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어딘가에 새롭게 인용되거나, 닉네임으로 남겨진 방명록과 게시판의 글들 하나 하나에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에서 저는 그냥 자기 만족 그 이상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 즐거움, 보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했겠죠.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이 그쪽과는 거리가 멀어져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예전과 같은 문화를 접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런 커뮤니티들도 없고요.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알게 모르게 최근에 웹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옛날 이야기를 하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다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다들 그때의 추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때의 경험들에 대해서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런 노력과 경험들 덕분에 오늘의 이런 모습들이 있다고 생각하죠.

자, 지금 우리는 왜 블로그를 하고 있을까요? 블로그를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로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진 않을까요? 블로그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잘 돌이켜 보면 2004년, 2005년 당시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던 변화들이 이미 현실이 되어 경험하고 있는걸요.

앞으로의 변화될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이 안에서 많은 노력과 변화들이 있는 한 그것들이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우리의 많은 모습 속에 숨어들어 아주 조금씩 바꿔왔고, 바꿔두었다는 것은 분명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걸 알아채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이겠죠.

5 comments

  1. 미스타표 11월 5th, 2008 at 15:05

    “근데 그때의 사람들은 과연 다 어디에 있는 걸까? 라는 궁금증도 가끔 들곤 해요.”
    100% 동감

  2. 쟌나비 11월 6th, 2008 at 18:31

    ㅎㅎ저도 예동 커뮤니티에 있었는데…
    꿈 많던 옛날 생각이 나네요. 지금까지 그 꿈을 놓치 않은 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3. 주성치 11월 20th, 2008 at 0:14

    “잃어버린 세계”처럼 90년대의 커뮤니티중에 그대로 살아남은 곳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명이 11월 23rd, 2008 at 23:06

    일단, 아버지가 되신걸 축하드려요!!!
    블로그로 세상이 바뀔지는..더 봐야알겠지만, 블로그를 해서 즐거운건 확실한거 같아요^^

  5. 우리햇살 12월 14th, 2008 at 2:44

    저도 한때 짜근커뮤니티 교육동 소속이었는데 그 시절이 가끔씩 그립습니다